오빠

글번호
352184
작성자
정선
작성일
2026.09.03 01:13
조회수
23
오빠.

뭐라고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

장례식을 치르고 시간이 지나는데도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
어딘가에 그냥 있을 것 같고, 또 문득 생각하면 이제 정말 없다는 사실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어.

오빠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먼저 떠올라.
추운 겨울날 우연히 오빠를 본 적이 있었어.
지팡이에 의지해서 걸어가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나고.
그때 갈현동 집 대출문제. 때문에 일산까지 혼자오라했다가 보낸날 그 휘청거리고 가던 뒷모습이 계속 생각나..
잠깐 같이 가줄걸..너무 모른척했구나.. .
왜 그랬는지 지금도 모르겠어.
그저 잘 지내겠거니 생각하고 지나쳤어.

나는 오빠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다 알지 못해.
그래도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오빠는 누구보다 묵묵하게 견뎌 온 사람이었던 것 같아.

요즘은 자꾸 그런 생각이 들어.
오빠 삶에 즐거운 날도 많았을까.
외롭지는 않았을까.
아프지는 않았을까.

답을 들을 수 없다는 게 너무 허망해.

그래도 한 가지는 말하고 싶어.

오빠는 내 오빠였고,
나는 그 사실을 잊고 살았던 적이 있어도
이제 와서 후회할 만큼 소중한 사람이었어.

고생 많았어.
정말 많이.

부디 이제는 아프지 말고,
힘들지 말고,
편안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내가 먼저 오빠 이름을 부를게.

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