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생각 중

글번호
345751
작성자
큰 손녀
작성일
2020.05.16 01:21
조회수
1093
할아버지 잘 계세요? 저는 지금 고등학생이 되고 첫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요. 아직 처음이라서 이게 맞는건가 감이 잘 안오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열심히 공부 중이에요. 국어공부 중, 한 시조를 읽었어요. 그 시조에선 삶과 죽음에 대해 화자는 희망을 갖기도 하고, 무상감을 느끼기도 하더라고요. 전 그 시조를 읽고 할아버지가 떠올랐어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우리 가족은 할아버지를 나중에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보단 허무하게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보고 무상감을 더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우린 모두 할아버지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우리랑 다시 함께 하실 줄 알았어요. 난 할아버지가 돌아가신다는 상상 조차 해본 적도 없는데 갑자기 이렇게 할아버지가 우리 곁을 떠나셨다는 사실이 아직까지도 믿기지 않아요. 몇 달 전만 해도 건강하게 걸어다니시던 할아버지가 하늘나라로 가실거라는 생각을 누가 했겠어요.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죽음이라는게 저한텐 마치 추상적으로만 느껴졌었는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엔 죽음이라는 것이 더 이상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너무 많이 슬프고 가슴 아프지만 그래도 기도할 때 만큼은 할아버지가 하나님 곁에서 잘 계실 거라는 희망과 시간이 흘러 내가 할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갈 때 다시 만날 것이란 소망을 갖어요. 기도하는 순간엔 할아버지께 내 목소리가 들릴 것 같아서 희망적인 말들만 해요. 할아버지도 얼마나 아프셨으면 이승을 떠나셨겠어요. 우리를 그렇게 생각하셨는데 할아버지도 얼마나 아쉽겠어요. 기도를 할아버지께 제 목소리를 전달하는 매개체라고 생각하는 전, 그런 할아버지께 좋은 이야기만 하고 싶었어요. 오늘도 자기전에 기도 꼭 할게요.
할아버지 사랑해요 <3